[이기자의 게임픽] 투톱 체제 넥슨-넷마블-엔씨, 게임 사업 더욱 박차

이도원 기자     입력 : 2024/03/31 09:00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이 대표 체제 변화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가 기업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가 대표 체제 변경과 교체 카드를 꺼내들고 새 성장동력 찾기에 나선다.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지난 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대표 체제 변경을 공식화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좌)가 넥슨 본사 대표로 선임됐다. 김정욱(중앙) 강대현(우) 부사장은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로 회사를 이끈다.

넥슨 대표로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넥슨코리아 대표로는 김정욱 강대현 부사장이 선임됐다. 또 넷마블은 권영식·김병규 각자 대표, 엔씨소프트는 김택진·박병무 공동 대표 체제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넥슨은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은 국내 대표 게임사다. 이 회사가 약 14년 만에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을 결정한 것은 고유의 역량 강화와 사내 문화 개편을 필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서다.

특히 이 회사는 올해를 새 출발점으로 보고 차별화된 강점을 통한 성장과 함께 고유 기업 문화 정착 등에 더욱 힘쓴다는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넥슨은 올 여름 시즌 루트슈터 장르 '퍼스트디센던트'를 국내 포함 글로벌 지역에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PC콘솔 액션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낙원: 라스트 더 파라다이스', '마비노기 모바일' 등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김정욱 넥슨코리아 공동 대표는 "올해는 넥슨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넥슨이 대내외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구성원 및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넥슨만의 문화를 잘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강대현 공동 대표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며 성장해온 넥슨의 공동 대표를 맡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넥슨의 차별화된 강점들을 극대화하면서 넥슨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대표.
넷마블은 권영식-김병규 각자 대표 체제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엔씨소프트는 변화와 혁신을 앞세워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도약에 나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여러 대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중요 자산과 신작 서비스 등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는 메시지가 눈에 띈다.

이 회사는 난투형 대전 RPG '배틀크러쉬'와 수집형RPG 프로젝트BSS, 슈팅 게임 'LLL', MMORPG '아이온2' 등을 올해부터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선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TL PC버전의 글로벌 서비스는 아마존게임즈가 맡을 예정이며, 최근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CBT)를 예고하기도 했다.

넷마블의 경우 올해를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신작 흥행과 외형 성장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을 전했다.

넷마블은 2분기 흥행 기대작을 차례로 꺼낸다. MMORPG '아스달연대기'는 다음 달 24일 출시한다면,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5월 중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각자 대표는 "비용 효율화와 경영 내실화를 통해 여덟 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올해 넷마블의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기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레이븐2 등 주요 기대작들을 속도감 있게 선보이며, 신작 흥행과 외형 성장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는 "엔씨는 변화와 혁신을 이미 시작했다. 모든 임직원은 상호보완하는 원팀으로 결집해 고객에게 새로운 만족을 주는 전략을 창출할 것"이라며 "올해가 엔씨의 글로벌 원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올해 새로운 장르들의 게임이 글로벌에 대거 출시하고, 모든 게임을 글로벌 위주로 출시한다. 이를 위해 김택진 대표가 계속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신임대표
남재관 컴투스 대표이사.

이와 함께 대표 교체로 새 출발을 알린 게임사도 있다.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 컴투스가 대표적이다. 위메이드는 창립자인 박관호 의장이 12년 만에 대표로 전면에 나섰다면, 카카오게임즈는 한상우 대표, 컴투스는 남재관 대표가 새 사령탑을 맡아 사업을 이끈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달 29일 주주총회에 자리에서 장현국 부회장의 대표 사임은 사법리스크가 아니라며 선을 긋고, C2C 거래소 지닥이 위믹스 토큰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 것과 일일 출금 제한 등을 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위믹스 토큰 거래지원 종료는 지닥의 위믹스 해킹 탈취 영향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대표는 또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플레이의 성장을 위해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과 '나이트크로우' 후속작 '나이트크로우2' 등 차기작의 존재를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신작 '미르5'의 경우 내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앞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면, 남재관 컴투스 대표는 재무 전문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주요 게임사의 대표 체제 변화와 교체는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넥슨은 안정과 성장에 초점을 맞춘 체제 전환이라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재도약을 위한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 대표 교체를 통한 실적 개선과 글로벌 진출 등에 나서는 만큼 올해 좋은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전했다.